동글동글 동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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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08 두서 없는 글

새벽에 글을 작성하고 수면에 빠졌다.
500ml 체코 맥주를 3캔정도 마시고 남은 소주를 반병마시고도 잠이 안와서 'Bates Motel' 이란 미국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글을 작성하니 신기하게도 홀가분히 잠에 들었다.

9시에 수업이 있기에 8시부터 알람이 울렸는데 off하고 다시 잤다.
수업을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10분을 남기고서야 일어나 준비를 하고 강의에 참석했다.
등교길에 무심히 노래가 떠올랐다.
박원의 All of my life.
잘 안듣는 노랜데...
'없진 않지만 더 많이 가져야, 사랑도 이어갈 수 있는 세상 속에서' 라는 절을 머릿속에서 두어차례가량 흥얼거렸다.

그녀에 관한 글을 작성하고 잠을 자서 그럴까?
새벽에 누군가를 회상하며 잠이드는것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그 당시에도, 다음날 아침에도 격정적인가 보다.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생활전반에 거쳐 흥미를 끄는것이 없고 체중이 늘었다.
개강후 10월까지는 이러지 않았는데 계절성 정동 장애인가 싶기도하고, 그녀에 대한 기억이 자꾸자꾸 떠오르는걸보니 PTS를 겪고 있는 것 같기도하다. D는 빼고.

하여튼 강의 중에도 이렇게 글을 작성하고 있고, 오늘도 수업에 집중을 못 하고 있다.
어제 교수와의 짧은 면담 때 그는 내게
'이 쪽으로 계속 나갈거면 지금처럼은 안된다.'
'진지함과 Stable해야 한다' 라고 했다.
더불어 이번에 내가 그의 말을 들었는데도 변하지 않으면 '포기' 하겠다고 한다.
내심 기분은 좋긴한데 어이가 없다.
기분 좋은건 교수가 신경쓸만한 학생이 되었다는 것이고 어이없는건 포기 때문이다.
내게 무슨 기대와 투자를 했기에 포기한다는 말을 하는거지?
그에게 무언갈 약속하고 지키지 못하고
그를 슬금슬금 피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하는데 난 그와 약속을 해본적이 없고 뭔갈 하겠다고 호언장담한적 또한 없다.

수업 때 이렇게 글을 작성하는것에 대해 스스로 환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진 않는다. 다만 이러면 수업이 아닌개인적인 학습시간에 집중을 하고 공부를 해야할텐데 그게 어려워서 문제다.

그리고 성격이 안정적이여야 쉽게 변하지 않고 예측이 가능하니, 이러한 요소가 대인관계에서 호감이나 학업성취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것을 얻기 위해 나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내가 이제껏 가지고 싶었지만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배가 고프다.
수업이 끝나고 빨리 식사를 하고 싶다.


행동

그녀가 내게 했던 말 중 유독 기억이 남는 문장이 있다.
'Don't call me, Don't call me, She said'
Maximilian Hecker가 슬피 읇조린 노래처럼, 그녀는 이별 후 내게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연락을 했다.
전화를 걸어 왜 내가 연락을 할 수 밖에 없는지, 연락을 하기까지 내가 감내한 고통은 얼마만큼이었는지에 대해 몇 분에 걸쳐 설명을 했다.

'동물이랑 다를게 뭐야!?'
하고 싶으면 하고 하지말래도 못참으면 하고.
'동물이랑 다를게 뭐야!?'

우리가 이 땅에서 사용하고는 다양한 물질들은 동물의 희생으로 이루어져있다.
사람이 사용하게 될 물질을 왜 동물을 통해 임상실험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찰스 다윈이 튀어나온다.
'진화론'
그의 아이디어는 기존 생물학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었고 동물이나 인간이나 지니고 있는 성질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시사점은 과학에 변화를 주었다.
실험실의 쥐에게 안전한 것이며 사람에게도 안전한 것이다.
우리는 동물과 비슷하니까.
그래도 동물과 인간이 차별화 된 것은 통제력일 것이다.
우리는 욕구에 이끌려 수동적으로 삶을 살아가지 않고 환경을 변화시키고 어렵지만 때때로 위협적이게 우리를 고무시키는 욕구와 욕망을 통제 할 수가 있다.

그녀는 연락을 하고 싶어도 상대방이 원치 않으면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신자를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발신자라면 더욱이.

내 고통을 떨쳐내기 위해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사랑일까?
아니겠지. 그녀의 말이 옳았다.
짐승이랑 다를바 없는 사람이 나다.
순수한 사람도 아니며 한 없이 나약하고
위태로운 사람이다. 그게 나.



시작

계정을 생성했다. 오래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와 '생각보다 짧은 시간' 이라는 이글루 블러거의 글들을 종종 읽곤했다.
지금은 거의 읽지 않지만, 그들의 활동을 지켜고면서 내게도 무언갈 남겨둘 개인적이지만 오픈된 공간을 가지자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날이 오늘이다.

닉네임이 무작위로 배정되어서 좋다.
동글 동글 동장군이라니...
12월에 어울리는 닉네임이다.
내가 있는 도시는 눈과 친한 도시가 아니지만
올해 겨울은 이상하게도 눈이 내린다.
원체 따뜻한 도시라 눈이 내리든 쌓이든 금방 녹지만 몇해전 다양한 도시에서 다양한 눈을 봐왔던 내겐 애절한 자극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하나 원칙을 두기로 한다. 픽션을 작성할 때를 제외하곤 수정하지 말것.
그때 그 즉시 써내려갈 것.
논픽션과 나의 생각을 논할 때 검열 없이 적고 싶다.
나는 무언가를 쓰고 읽는데 오랜시간이 필요하다.
망할 대학의 빌어먹을 교수에게 전이된 좋은 습관이지만 내게 버겁기만 하다.

샤론과 헤어진 12월.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나는 그녀를 아직도 추억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그녀지만 때때로 그 사실이 감사하기도 하고 때때론 차가운 얼음같은 냉혹한 감정이 들며
산불같은 복수를 저지르고 싶기도 하다.
1년이다. 나얼은 언제까지고 그녀를 기다릴 듯 하나 나는 그렇게 순정적이고 맹목적인 사람이 아니다.
어서 잊어야하는데, 내가 있는 도시에 내리는 눈처럼 순식간에 녹아 흩어져야 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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